초고층 아파트, 화재에 취약...향후 재건축 불가능
작성자 admin 등록일 2016.08.11 조회수 1,546
첨부파일 2016.06.23.hwp
■ 초고층 아파트, 화재에 취약...향후 재건축 불가능

초고층 아파트, 안전성·미분양 우려도 감안해야 


[에너지경제신문 유수환 기자]

최근 건설사들이 45층 이상 초고층 아파트의 분양에 적극적이다. 대표적으로 작년 분양한 101층 규모의 마천루 ‘엘시티 더샵’, 최근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부천 중동센트럴파크 푸르지오(49층)’가 있다. 부천 중동센트럴파크 푸르지오는 오는 24일 견본주택 문을 연다. 또한 ‘엘시티 더샵’을 분양한 시행사 엘시티PFV는 아파트 분양에 이어 국내 최초 6성급 브랜드 레지던스를 표방한 ‘엘시티 더 레지던스’를 다음달 분양한다. 초고층 아파트의 기준은 각 나라마다 다르다. 국내에서는 ‘높이 200미터 이상, 50층 이상’을 초고층 아파트로 규정한다. 초고층 아파트는 지역 내 랜드마크 효과 및 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건물 안에 모든 편의시설이 갖춰져 최근 수요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단점도 간과해선 안된다. 초고층 아파트(사실상 주상복합)는 화재나 재난 발생시 상대적으로 저층인 아파트에 비해 취약하다는 점이다. 또한 건물의 설계구조 상 관리비 폭탄도 염두해둬야 한다. 게다가 재건축을 다시 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투자가치가 높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성 청약으로 미분양 물량도 많다.  ◇ 안전문제 여전히 딜레마 초고층 아파트에 실거주 목적으로 청약하는 수요자들이 염두해 둬야 할 부분은 안전 문제다. 초고층 아파트는 화재나 사고 발생 시 일반 아파트와 비교해 취약하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2010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우신 골드스위트’(50층) 화재 사건을 보더라도 불이 나면 불길이 순식간에 위층으로 번지는 상황이 발생한다.부산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주상복합의 경우 불이 날 경우에 일반 아파트보다 안전 관리에서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며 "화재가 발생하면 아래층에서 위층으로 전이되는 시간이 빠르다"고 설명했다.  실제 소방당국이 사용하는 고가사다리차도 20층 이상 높이는 사실상 거의 전무한 상태. 결국 소방당국이 직접 올라가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 그럴 경우 ‘골든타임’을 놓쳐 인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초고층 아파트를 분양하는 시행사 측은 재난 대비를 위해 여러 가지 시스템과 매뉴얼을 적용했다고 말한다. 시행사 엘시티PFV 관계자는 "재난 대비 비상 엘리베이터 등 시스템 적용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화재 발생 시에 스프링클러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천 중동센트럴파크 푸르지오 분양을 맡은 시행사 엠디엠 관계자도 "화재 발생 시에 대비하기 위한 소방당국과 사업승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다만 2010년 발생한 부산 우동 우신골든 스위트 화재 사건처럼 불길이 내부가 아닌 알루미늄 패널로 타고 올 경우에 쉽게 대응하기 어렵다. 부산센텀 119소방센터 관계자는 "초고층 건물은 불이 나면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다만 최근 초고층 건물 외벽에 스프링클러가 터지는 설계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또한 옥상 크기가 작을 경우 헬기가 착륙해 구조할 수 있는 여건이 불리하다는 점도 염두해야 한다. 



▲해운대 엘시티 조감도

 

◇ 비싼 관리비 부담 비싼 관리비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초고층 아파트 대부분이 주상복합이라는 점도 있지만 구조상 관리비 부담이 일반 아파트보다 크다.  부산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우리나라 초고층 빌딩은 건물의 표면이 유리로 조성된다. 때문에 온실효과가 나타난다. 이럴 경우 공기조화나 냉난방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결국 에너지 사용이 증가하게 되고 결국 관리비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시행사 엘시티PFV 관계자는 "냉난방 문제에 대해서는 앞서 시공된 사례를 통해서 개선하고 있다"며 "커튼월을 적용해 건물 외벽의 유리를 단열이나 자외선 차단을 위해 우수한 자재를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행사 엠디엠 관계자 역시 "과거 초고층 건물들은 설계적인 측면에서 관리비 부담을 많이 나오게 했다. 하지만 최근 설계 기술을 발달하면서 개선된 상태"라며 "우리가 분양을 맡은 아파트는 그런 설계방식과 무관하다"라고 말했다.◇ 건강도 좋지 않아…임산부에 악영향  건강 문제에 있어서도 초고층 건물이 좋지 않다는 연구보고서도 나왔다. 특히 임산부들에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일본에서 보고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건물이 초고층일수록 벤젠, 톨루엔, 포름알데히드 등의 발암물질이 많이 쌓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동해대 의학부는 몇해 전 초고층에 사는 임산부의 유산·사산이 많다는 연구결과도 발표했다.  엘시티 관계자는 "친환경 시스템과 자재 적용이 법적 규정이나 의무 사항이 있어서 이를 충분히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주 분양하는 ‘부천 중동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시행사(엠디엠) 관계자 역시 "최근 제기되고 있는 초고층 아파트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친환경 건축 자재를 사용하고 있다"며 "이미 친환경 등급평가도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 미분양 우려도, 재건축 사실상 불가능  미분양 우려도 제기된다. 초고층 아파트는 분양 당시 시세차익을 노리는 세력으로 인해 초반에 과열 현상을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수그러드는 경우가 많다. 마린시티에 자리 잡은 80층 높이의 해운대 두산 위브더제니스 아파트는 한때 수요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지만 미분양 가구가 많아 한동안 고전했다. 때문에 시행사 측은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입주자들이 2년 살아본 뒤 주거 여부를 결정하는 조건부 분양을 실시했다. 현재는 미분양을 모두 턴 상태. 58층 높이의 인천 청라 푸르지오의 경우 현재 미분양 물량이 많이 남아 있는 상태. 인천시 청라지구 내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미분양 물량이 저층부터 고층까지 남아있는 상태.  작년 분양한 ‘엘시티 더샵’도 높은 청약 경쟁률(평균 17.22대 1, 최고 68.5대 1)을 기록했지만 아직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다. 부산시 내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아직까지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는 상태"라고 언급했다. 실제 주거용 초고층 아파트가 최근 트렌드가 되고 있지만 이는 세계적 추세와는 역행하는 상황이다. 실제 가까운 일본과 유럽의 경우 저층 위주의 건물이 대부분. 게다가 아파트는 역설적으로 저소득층이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만 높은 분양가로 책정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외국의 경우 초고층 아파트 상당수가 업무상업시설 위주다. 반면 한국은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부산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초고층으로 된 업무상업시설은 실제 경제적 효과가 없기에 주거용으로 분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50층 이상 초고층 아파트는 사실상 재건축이 쉽지 않다. 결국 향후 투자가치는 높지 않다는 것. 결국 건물이 오래되면 공실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에너지경제 유수환 기자shyu9@ekn.kr 2016.06.23 14:2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