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관리신문=고현우 기자] 흔히 어떤 대상이 모든 장점을 균형 있게 갖춘 경우 ‘삼박자를 갖췄다’고 표현한다. 예를 들면 음식이 갖춰야 할 삼박자는 맛·가격·플레이팅 등이 있고 야구에서는 타격·수비·주루 능력을 모두 갖춘 타자를 만능 플레이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공동주택 관리에서의 삼박자는 무엇일까? 관리주체, 입주자대표회의, 입주민 각각의 역할을 꼽을 수 있다.
관리주체는 공동주택 공용부분의 유지·보수, 안전관리 등을 책임지고 단지 내에서 발생하는 여러 갈등을 중재·해결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입대의는 관리주체를 선임하고 공동주택 관리 관련 중요 사항들을 의결하는 등 입주민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 입주민들은 관리주체와 입대의에 정당한 요구를 하거나 잘못된 운영을 비판하고 때로는 이들을 돕기도 한다.
이 중 단 하나라도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 또는 삼자 간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없는 경우에는 살기 좋은 공동주택이 되기 어렵다.
인천 남동구 서창서해그랑블아파트(위탁관리:푸른종합주택관리)는 이러한 삼박자를 모두 갖춘 아파트로 평가되고 있다. 그 결과 ‘2022년 인천시 공동주택 모범관리단지 최우수 단지’에 선정됐다. 아울러 층간소음 줄이기 모범단지와 에너지 절약 모범단지까지 총 세 분야에서 상을 휩쓸었다. 이 아파트를 방문해 삼박자를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은 이유에 대해 들어봤다.
입주민 만족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관리주체
이 아파트 정주하 관리사무소장은 지난해 상반기 유독 한 세대로부터 지속적인 층간소음 민원을 접수했다. 사실 확인 결과 1년이 넘는 긴 시간에 걸친 층간소음으로 아랫집 세대는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였고 윗집 세대 역시 아랫집 세대가 너무 예민하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정 소장은 두 세대 간 대면을 통해 이와 같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앞장섰으며 우여곡절 끝에 대면한 두 세대는 충분한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도출했다. 이후에도 정 소장은 사후관리를 위해 이 아파트 층간소음관리위원회를 통해 윗집 세대의 소음저감매트 설치, 슬리퍼 착용 준수 여부 등을 수시로 확인했다. 이후 몇 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도 두 세대는 민원을 제기하지 않고 잘 지내고 있다. 이 사례는 이 아파트가 층간소음 줄이기 모범단지에 선정되는 계기가 됐다.
또한 정 소장은 전기요금이 많이 부과되고 있다는 입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LED 조명을 구매해 공용부분의 모든 조명을 직접 교체 전기 사용량과 전기요금을 크게 줄였으며 이는 에너지 절약 모범단지 선정으로 이어졌다.
이 밖에도 정 소장은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집이 저출산에 따른 원생 부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자 총 원생이 10명이 될 때까지 어린이집 임대료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정 소장은 “요즘 입주민 대부분이 맞벌이 가정인데 이들의 자녀가 이용하는 어린이집이 폐쇄되는 것은 주거 복지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이와 같은 결정을 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정 소장과 관리직원은 항상 입주민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관리에 힘쓰고 있다.
관리종사자들 신뢰하고 지원하는 입대의
이 아파트 박승균 입주자대표회장은 지난해 아파트 경비원들의 휴게시설이 열악하다는 기사를 접했다. 박 회장은 단지 내 휴게시설에도 에어컨이 설치돼있지 않았음을 인지하고 같은 달 입대의 회의에서 경비원·미화원 휴게시설에 에어컨을 설치할 것을 의결했다.
또한 매달 몇 차례씩 관리사무소를 찾아 간식을 제공하는 등 관리주체의 복지 향상을 위해 힘쓰고 있으며 관리종사자들의 급여도 매년 인상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박 회장은 “500세대가 넘는 단지임에도 관리소장과 몇 안되는 관리직원들이 제 역할 이상을 수행해주고 있어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이들의 복지를 위해 지출하는 비용이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정 소장은 “기존에도 동대표들과 관계가 원만했는데 박 회장 역시 관리직원들에 대한 편의 제공과 아낌없는 칭찬에 힘입어 관리직원들이 평균 5년 이상 근무하는 등 장기근속자가 많고 업무 만족도가 높다”고 화답했다.
단지 내 모든 활동에 적극 동참하는 입주민들
서창서해그랑블아파트 입주민들은 2017년부터 관내 저소득층에 온누리상품권을 기부하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겨울에는 한마음 한뜻으로 제설작업에 동참하고 있다.
박 회장은 “동대표들 주최로 기부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데 입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매년 100만원 내외의 금액을 행정복지센터·사랑의 열매 등에 기부할 수 있었다”며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준 입주민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전했다.
이어 “‘2022년 인천시 공동주택 모범관리단지 최우수 단지’ 선정은 관리주체 입주민 입주민들이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남은 임기 동안 동대표들과 더 나은 아파트를 만드는 데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이 아파트 부녀회는 입주민 대상 플리마켓 ‘별별마켓’을 개최하는 등 입주민 화합에 힘쓰고 있으며 행사 수익금은 온누리상품권 기부 활동에 기증한다.
특히 이은정 부녀회장은 단지 인근 주말농장에서 유입된 고양이들로 인해 입주민들이 불편을 표출하자 사비로 고양이들의 중성화 수술을 진행하고 보금자리를 따로 마련해줬다.
정 소장은 “중성화 수술로 인해 고양이들의 개체수와 울음소리가 확연히 줄었다”며 “관리사무소에서도 하기 힘든 일을 부녀회장이 진행함으로써 입주민들의 주거 복지 향상에 기여해 준 것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 소장은 “앞으로도 입주민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면서 업무를 처리하고 입대의와의 더욱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발전하는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아파트관리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