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주택관리사협회 광주시회 소속의 한 주택관리사가 공동주택에 쏟아지는 각종 의무화 법안을 규탄하며 공동주택 관리현장의 현실 및 과도한 업무 부담을 호소했다.
여재학 주택관리사는 7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국민권익위원회 앞에서 세대 내 전기·소방시설 점검 의무화 등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성명서를 낭독했다.
여 주택관리사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에게 성명서를 통해 “공동주택 관리현장에 기계설비, 전기, 소방, 정보통신 등 불합리한 제도가 도입된 것에 대해 개선을 바란다”고 운을 뗐다.
지난해 1월 시행된 직무 고시에 따라 전기안전관리자는 연 1회 세대 내 전기시설 점검을 실시해야 한다. 또 지난해 12월 개정된 소방시설법은 공동주택 입주자가 2년마다 1회 이상 세대 내 소방시설을 직접 점검해야 하며, 미 이행시 입주자 및 관리자에게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여 주택관리사는 “사고예방책임을 아파트와 관리주체에 전가하고 있다”며 “세대 내 점검을 점검표대로 이행하려면 기기 고장이 발생할 수도 있고, 점검 세대에 화재 발생 시 책임소재 여부도 있어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호소했다. 그는 “세대 내 전기·소방시설 점검 시 그에 따른 비용도 증가하는데, 정부는 관리비 절감을 외치면서 한쪽에서는 입주민이 돈 드는 일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여 주택관리사는 법의 충돌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공동주택관리법 제9조, 제24조, 제29조 등에는 관리사무소의 업무가 공용부분에 한정돼 있고, 관리비도 공용부분의 유지보수에 쓰게 돼 있음에도 타법이 이를 침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공포한 개정 정보통신공사업법에 따라 정보통신설비관리자 선임 의무화와 한국전력공사의 TV 수신료 문제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여 주택관리사는 “관리현장에서는 ‘정부 정책이나 입법 활동이 공동주택 관리현장의 현실을 무시하고 전문협회를 키우기 위한 것 같아 답답하다’고 말하고 있다”며 “정부의 정책이 국민의 80%가 거주하는 공동주택의 희생을 강요하는 방향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경민, 이희숙 기자 hapt@hapt.co.kr
출처 : 한국아파트신문(http://www.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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