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중대재해법 대상? 위탁사・자치관리아파트 비상!
작성자 admin 등록일 2024.03.28 조회수 59

“여태껏 우리 회사는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었다.”

중대재해법이 지난 1월 27일부터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시행되면서 전국 공동주택 단지 및 위탁관리사에 비상이 걸렸다. 중대재해법은 사업장에서의 인명 사고 등 중대 사고를 예방하자는 취지다. 

많은 아파트 단지가 50인 미만의 직원을 두고 있어 중대재해법 대상이 아니라고 여긴다. 상시근로자 50인 이상으로 이미 2년 전부터 이 법의 적용대상이었던 한 관리업체 A이사는 “본사 인원만으로는 50인에 못 미쳐 회사가 중대재해법 대상이 아니라고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 외부 자문을 받고서야 법 적용 대상이라는 것을 알고 전문 담당자 채용 공고를 냈다”고 말했다. 

한국주택관리협회는 지난달 중대재해법 시행 유예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관리 단지에서 중대 재해를 겪었던 한 위탁사의 B대표는 “수십 년간 회사를 경영하면서 지금처럼 위기의식을 느낀 적이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주협 관계자 C씨는 “법이 개정돼 아파트 관리현장에서는 법 적용을 그치게 하는 게 최선이지만 현재로선 회사가 대비해야 한다”며 “협회는 위탁사가 대응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세미나 및 컨설팅 프로그램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의 D아파트 단지에서 보호구 없이 사다리 작업 중 발생한 사망 사고에 대해 중대재해법 시행 후 첫 번째 판결이 지난해 10월 나왔다. 법원은 안전보건관리체계 미구축 및 미이행 사유로 관리사무소장에게는 업무상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중대재해법 위반으로 대표이사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회사에는 벌금 3000만 원을 판결했다. 

문제는 아파트 현장에서 중대 재해가 끊이지 않는다는 점. 지난 11일에도 경기 의정부시 E아파트에서 사다리를 타고 조경작업을 하던 경비원이 2.5m 아래로 추락해 의식 불명 상태에 빠졌다가 21일 결국 숨졌다. 최근 5년간 사다리에서 떨어져 사망한 근로자가 200명이 넘는다는 통계도 있다. 

◇위탁사의 대응 

위탁사들은 안전보건 관리체계 수립, 매뉴얼 작성 및 교육 강화 등으로 대비하고 있다. 일부 회사는 중대재해 관리 전문가 채용을 서두르고 있다. 

▷대형 위탁사= 600여 개 단지를 관리하는 서울의 F사는 지난해 11월 안전보건관리 전문가를 채용했다. 한 달 전 D아파트의 중대재해법 유죄판결 기사를 보고 즉각 대응에 나선 것. F사는 안전보건 목표 및 경영방침을 수립하고 산업안전보건계획 수립했다. 600여 개소 위탁 단지 전 사업장에서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고 안전보건관리 책임자를 선임했고 본사에는 별도의 중대재해법 전담조직을 구성하는 중이다. F사는 또 대응 매뉴얼을 개선하고 관리감독자인 소장 및 직원들에 대해 법정 교육 외에 외부 전문가를 초빙한 집체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새로 선임된 F사 재해안전파트장 G씨는 “최근 아파트 단지의 중대 재해 사건의 판결을 분석해보니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구축해 이행 의무를 성실하게 했느냐가 관건”이라며 “안전관리자 2명과 보건관리자 1명을 본사에 선임해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법 시행령 제4조에 있는 9가지 조문의 해당 사항을 하나씩 사업장에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G파트장은 타사와의 차별성에 관해 “소장 배치 전 교육 때 안전보건공단에서 운영하는 안전체험관에서 체험형 학습을 하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사다리 작업이 중대 재해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분석에 따라 이동식 접이사다리 대신 600만 원대 고소 작업대를 현장에 투입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중형 위탁사= 300여 사업장을 가진 경북의 H사는 2022년부터 ESG 경영방침을 확정하고 이에 따른 안전관리체계를 도입해 국제표준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인 ISO45001인증까지 받았다. H사는 최근 중대재해법에 대처하기 위한 안전관리 전문가 채용 공고를 냈다. 경영지원 담당 이사는 “전문가 채용을 서두르는 한편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며 “300여 개 사업장을 권역별로 나눠 중대재해법 및 산업안전보건교육에 대해 10여 차례 대면 교육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교육에서 고용부의 전문가가 안전보건관리체계에서 중대재해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의 차이 등 관련 법령 및 안전보건공단에서 시행하는 사업장 위험성 평가 프로그램을 다루고 있다.


탑차 활용 사다리 작업
▷중소형 위탁사= 100여 사업장을 가진 경기도 I사 소속의 J소장은 최근 본사에서 마련한 중대재해법 교육 이수 후 사다리 작업을 색다른 방식으로 진행했다. 5m 높이의 외등 전구 교체 작업 시 탑차를 활용해 작업을 진행한 것. J소장은 “직원들이 접이식 이동 사다리로 전구 교체 작업을 할 때마다 늘 가슴을 졸이며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며 “중대재해법 교육 후 탑차를 이용했는데 훨씬 안전해 마음이 놓였다”고 말했다. J소장은 또 중대재해법 교육 후 달라진 점에 대해 “기존의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하던 업무에 더 경각심을 갖고 임하게 됐다”며 “직원들에게 안전모, 안전대 및 절연 장갑 등의 안전 장구 지급과 안전교육을 좀 더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I사 관리담당 K이사는 “중대재해법에 대비하는 전문 안전관리자를 5월 중에 선임해야 할 것 같다”며 “그사이에도 법은 적용되므로 최소한의 준비 차원에서 80여 쪽에 이르는 중대재해법 대응 매뉴얼을 구비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사다리 작업 시 2인 1조 및 헬멧 착용 필수 등 산업안전보건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며 “전문 교육기관을 통해 현장의 소장들이 온라인 교육을 제대로 이수하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치관리 아파트

서울의 한 자치관리 단지 L소장은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에게 중대재해법 시행을 보고했으나 특별히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며 “안전관리체계를 어떻게 강화해야 할지 몰라 노동부 컨설팅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원일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 회장은 “지방에서는 의무관리단지의 20~30%가 자치관리인데 입대의 회장 대부분이 이 법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며 “법적 책임으로부터 회장을 방어하려면 관리체계를 위탁관리로 바꾸라고 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법이 시행된 지 얼마 안 돼 자치관리 회장들이 설마 하고 있는데 만약 사고가 한 번 터지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며 자치관리 아파트에는 공문을 보내는 등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 한국아파트신문(http://www.hap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