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억 아파트 재도장 시장, 불경기에…“오래가는 페인트 주세요”
작성자 admin 등록일 2024.03.28 조회수 26

아파트 재도장 3~6월 성수기
페인트 내구성 따지는 입주민 늘어
KCC·삼화·노루 각축전

봄을 맞아 페인트 업계의 각축전이 시작됐다. 6000억원 규모의 아파트 재도장 시장이 열리면서다. 아파트 재도장은 건축물 노후화에 따라 도장이 희미해졌거나 변색 등으로 인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페인트를 새로 칠하는 것이다. 외부, 내부, 지하 주차장, 방수, 바닥 등을 모두 아우른다. 특히 기온이 온화하고 비가 많이 내리지 않는 3~6월이 성수기다.

24일 페인트 업계에 따르면 3월 아파트 재도장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렸다. 아파트 재도장은 국토교통부가 관리하는 공동주택관리 정보시스템 'K-apt'를 통한 입찰에서 시작된다. 올해 1월부터 등록된 입찰 공고만 150건이 넘는다. 입찰에는 전국 각지의 도장 업체가 참여하게 된다. 선정된 도장 업체는 각 페인트 업체에 아파트 외벽 색상과 디자인 등을 요청하게 된다. 이후 최종 선정은 주민투표로 이뤄진다.

5일 서울 용산구에서 바라본 아파트.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아파트 재도장은 입주민에게 매우 중요하다. 건축물 수명을 늘리는 것은 물론, 단지 분위기 개선 효과가 커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원자재 가격 및 금리 인상 등으로 재건축이 여의치 않아 재도장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아파트 재도장 시장 규모도 매년 커져 올해는 약 6000억원 규모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불경기가 지속되자 입주민들이 도료를 선택하는 기준도 바뀌고 있다. 과거엔 디자인이 우선이었지만, 최근에는 도료가 얼마나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는지가 우선순위다. 짧은 주기로 재도장에 나서면 관리비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페인트 업계 관계자는 “최근 도장 업체들에 도료를 소개할 때 내구성을 더 강조하는 것이 현장 분위기”라며 “아파트 외벽 재도장은 공동주택관리법에서 5년을 권고하고 있지만, 불경기 탓에 5년마다 재도장을 하는 곳은 드물다”고 설명했다.

각 페인트 업체들도 이 시장을 놓고 각축전이 한창이다. 주요 업체는 KCC와 삼화페인트공업, 노루페인트 등이다. 각 사가 매년 적게는 200억원에서 350억원 사이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KCC는 차별화된 색상과 내구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KCC의 ‘숲으로듀러블’은 RS인증(소재·부품 신뢰성인증서)을 취득해 최소 수명 9년을 인정받은 제품이다. 재도장 전용으로 개발돼 색상 보존력이 뛰어나, 해당 도료를 중심으로 입주민을 공략하고 있다.

노루페인트 아파트 재도장 3D시뮬레이션 이미지. (사진=노루페인트)

삼화페인트는 ‘토털 솔루션 서비스’가 강점이다. 이 서비스는 주변 경관과 단지 특성을 파악해 고유 디자인 콘셉트를 제공한다. 이후 재도장 후의 모습을 담은 컬러디자인시뮬레이션을 제공한다. 지난해 기준 컬러디자인시뮬레이션 건수만 3500여건에 달한다.

노루페인트는 아파트 재도장 시즌을 맞아 '3D시뮬레이션 서비스'를 최근 출시했다. 현장 기초자료 검토, 소비자 요구사항 체크, 컬러와 디자인 제안, 도장 후 A/S까지 아파트 재도장의 모든 과정을 함께하는 서비스다. 아파트의 전면부와 후면부 등을 3D 동영상과 가상공간에서 확대·축소·회전을 통해 다각도로 확인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