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동대표 투표 조작’ 혐의 소장·선관위원 징역 6개월
작성자 admin 등록일 2024.04.23 조회수 115

아파트 관리사무소장과 동대표 선거관리위원이 동대표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투표를 조작했다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방법원 형사6단독 송혜영 부장판사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서울 중랑구 모 아파트 소장 A씨와 선관위원 B씨에게 각각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이 아파트 소장이었던 A씨와 선관위원 B씨는 2022년 11월30일부터 12월 1일까지 진행된 동대표 재선거에서 특정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투표를 조작해 선거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선거 전날 관리직원에게 새로운 투표함을 제작하고 투표용지를 출력할 것을 지시한 뒤 위조 투표함을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아파트 통신장비실에서 보관하던 위조 투표함은 다른 선관위원 C씨에게 전달돼 투표소로 옮겨졌다. 선거 결과 A씨, B씨가 당선시키고자 했던 후보가 동대표로 당선됐다. 투표가 끝난 뒤 A씨와 B씨는 입주자대표회의실에 있던 진짜 투표함을 통신장비실로 옮기고 관리직원에게 이 투표함과 투표용지를 파쇄할 것을 지시했다.

법원은 “수법이 치밀하고 대범하며 결과도 중대하다”며 두 사람의 혐의를 인정했다. 송 판사는 “A씨와 B씨는 아파트 입주민들의 의사를 왜곡하고 공정한 투표를 통해 정당한 대표를 선출한다는 민주주의 정신을 훼손했다”며 “아파트 선관위의 동대표 재선거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질책했다.

송 판사는 다만 “A씨와 B씨가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아파트 선관위원장이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를 제출했으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선고했다”고 판시했다.

함께 기소된 C씨에 대해서는 “다른 피고인들과 공모해 투표함을 바꿔치기 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송 판사는 “C씨가 아무것도 모르고 선관위원으로서 투표함을 가지고 가라는 지시에 따라 투표함을 들고 운반했다고 진술하고 있고, 아파트에서는 투표 당시 이동시킬 투표함과 선관위원들이 사전에 지정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상현 기자 spark@hapt.co.kr

출처 : 한국아파트신문(http://www.hap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