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 율량삼정2차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회장 한종수, 관리사무소장 최용진)가 4월 말 미수관리비 제로를 선언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아파트는 1992년 준공된 10층 3개 동 275세대로 입주민 약 860명이 살고 있다. 4명의 동대표와 7명의 관리원이 한 가족처럼 지낸다는 이곳은 지난 2년간 청주시 자원 재활용 경진대회에서도 1위를 달성했고 관리비 절감 실력으로도 소문이 났다.
최용진 소장은 “입주민 가운데 어려운 세대도 있지만 관리비만큼은 미납이 없다”며 “관리비가 혹 연체되면 입대의 회장과 함께 해당 세대가 어떤 상태인지를 방문해 도움이 될 방안을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관리비 미납 세대를 찾아갔더니 식당을 운영한다는 것을 알고 입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직원 회식도 그곳에서 했다”고 소개했다. 최 소장은 또 “입주민 사정을 살펴보면서 관리비만은 연체가 되지 않도록 협조를 구했다”며 입주민들과 소통한 결과 이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경기도의 한 주택관리사는 “세대수가 많지 않더라도 미납관리비 제로가 되기는 극히 어려운 일”이라며 “소장이 많은 노력을 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관리비 절감 실적도 자랑했다. 전자회사에 근무했던 전향식 관리과장은 ‘아파트 맥가이버’로 불리는데 입주민들의 각종 전자제품을 무료로 수리할 뿐 아니라 단지 공용부 시설의 보수도 직접 처리해 비용을 대폭 절감하고 있다는 것. 올해 초 전기실 ATS가 고장 나 방송 설비, 수신기, 부스타 펌프 등이 고장 났을 때도 수천만 원의 비용이 예상됐으나 부품을 구매하고 직접 수리해 수백만 원으로 마무리했다고 한다.
관리사무소의 자원 재활용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와 입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2022∼23년 청주시 자원 재활용품 수집 경진대회에서 1등을 하기도 했다. 한종수 회장은 “2년간 경진대회 상금 총 200만 원을 모두 직원 포상비로 지급했다”며 “입주민과 관리직원들이 서로 이해하고 소통해 함께 잘 사는 아파트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