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유튜브 전성시대다. 많은 이들이 다양한 정보를 얻는 창구로 유튜브를 꼽는다. 공동주택 관리 분야에서도 유튜버 활동을 겸하는 주택관리사가 눈길을 끌고 있다.
광주 광산구의 한 주상복합단지 박지상 관리사무소장(39·22회)은 ‘주택관리사 박소장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다. 구독자 수는 1900명에 달한다. 박 소장 채널은 주택관리사보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과 초보 소장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한다. 이 채널의 대표 콘텐츠는 관리소장 실무업무, 주택관리사보 시험 및 취업, 인터뷰, 일상영상 등이다.
박 소장은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따기 전 관공서에서 홈페이지 담당, 연구용업사업관리, 기술이전사업관리를 했고 사회복지사로 노인일자리관리 업무도 맡았다. 그러나 모두 계약직이었던 탓에 그는 미래에 대한 걱정 많았다. 박 소장은 “계약직 근무를 반복하면서 안정적인 직업을 갖지 못한다면 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이 힘들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구직활동을 할 때 동생으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주택관리사를 알게 됐고, 2019년 4월 공부를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2019년 주택관리사보 자격시험에 합격한 박 소장은 이듬해 1월 취업에 성공했다. 업무에 적응해 나가던 그는 과거 자신과 비슷한 고민에 놓인 사람들을 도울 방법을 모색했고,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유튜브였다.
박 소장은 “주택관리사를 준비하거나 취업 및 업무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2021년 2월 유튜브를 시작했다”며 “처음에는 퇴근길 차 안에서 휴대전화로 찍은 영상을 하나 올렸는데 많은 질문이 달려 이에 답변하는 형식의 영상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업무 관련 영상은 근무하면서 찍어둔 영상에 목소리를 입혀 설명하는 방식으로 제작한다.
박 소장 채널에서 가장 많은 2만2600여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영상은 2021년 5월 올린 ‘30대 주택관리사 아파트 관리소장 취업방법’이다. 박 소장은 “유튜브에 가장 처음 올린 영상은 ‘30대 주택관리사가 된 이야기’인데, 채널 운영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주고 있으며 내용 측면에서도 잘 찍은 영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총 277개의 영상이 올라와 있을 정도로 유튜브 채널을 키웠지만 그도 여러 시행착오 겪었다. 영상 기획, 휴대전화를 이용한 촬영, 편집으로 제작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 것. 영상은 퇴근 후 만들었는데, 4~5시간을 훌쩍 넘길 때가 다반사였다.
박 소장은 “초기에는 알고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영상을 제작하다 보니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며 “이에 대한 지적을 몇 차례 받아 지금은 사실 확인과 지인들로부터 검증을 거쳐 세심하게 영상을 제작한다”고 전했다. 요즘 영상 제작 시간은 종전의 절반 수준이다.
유튜브 4년 차에 접어든 박 소장이지만 그에게도 고충이 있다. ‘파리 목숨에 정신적 스트레스 최상. 주택관리사 공부할 시간에 다른 자격증 따세요’, ‘일하기 장난 아니라 주택관리사 자격증 취득 후 지옥을 맛볼 듯’ 등으로 영상에 달린 악의적인 댓글이다. 박 소장은 “재능기부 목적으로 채널을 운영하지만 악플에 큰 상처를 받는다”며 “관리 노하우를 알리고자 인근 소장님과 인터뷰 영상을 찍고 싶은데 부담스러워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에게 힘을 주는 것도 댓글이다. 박 소장은 ‘채널의 영상을 보고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따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는 댓글이 달릴 때 주택관리사에 대한 자부심과 채널의 필요성 실감하는 등으로 보람을 느낀다.
박 소장의 목표는 충주시 홍보맨 김선태 주무관, 소방관 유튜버 나경진 소방교와 같이 재미·공익성·전문성을 겸비한 유튜버로 거듭나는 것이다. 박 소장은 “주택관리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국민에게 홍보하고 현직자, 주택관리사 수험생의 목소리를 정부와 지자체에 알려 처우가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채널로 발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어떤 돌발상황과 민원이 발생해도 처리할 수 있는 전문적인 지식과 실력을 겸비한 주택관리사가 되고 싶다”며 “평생 일하고 싶은 단지를 늦지 않게 찾아서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이 단지에서 입주민, 관리직원들과 가족처럼 오랫동안 근무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출처 : 한국아파트신문(http://www.hap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