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검어지고 젊게하는 ‘삼거지덕’ 식품 ‘흑임자’
작성자 admin 등록일 2019.09.22 조회수 47

흑임자(검은깨)는 예부터 불로장수의 식품으로 대접받았다. 중국에서는 신선들이 먹는 음식이란 뜻의 ‘선약’(仙藥)으로도 불렸다. 최근 흑임자의 항산화 성분과 탈모 예방 효과가 재조명되면서 사람들로부터 다시 주목받고 있다.


흑임자(黑荏子, black sesame)는 꿀풀목 참깨과에 속하는 일년생 식물의 씨앗이다. 참깨의 일종으로 크기나 모양에서 차이가 없지만 색깔은 흑임자가 검은 반면 참깨는 미색을 띤다. 둘의 학명은 Sesamum indicum으로 같다. 반면 참깨와 비교되는 들깨는 꿀풀목 꿀풀과다. 학명도 Perilla frutescens var.japonica로 다르다.


일반적으로 참깨는 기름으로 짜거나 소금과 더해 깨소금으로 먹지만 흑임자는 요리나 장식용으로 활용한다. 조상들은 참깨보다 유지 함량이 적지만 방향성(aromatic, 芳香性)이 풍부하고 맛이 좋은 흑임자를 죽, 다식, 강정, 인절미, 경단 등으로 활용해 먹었다. 특히 흑임자죽은 ‘삼거지덕’(三去之德)의 효과를 발휘한다고 여겼다. 삼거지덕은 ‘늙어서 풍이 없고(一去), 흰머리가 검게 되며(二去), 근심을 없애준다(三去)’는 의미를 갖고 있다.


1611년 허균이 팔도의 명물 토산품과 별미음식을 소개한 ‘도문대작’(屠門大嚼)에는 전북 전주의 명산물로 박산이 적혀져 있다. 박산(속칭 오꼬시)은 쌀로 만든 백당(물엿)에 찍어먹는 한과의 일종으로 흑임자는 박산의 주재료로 애용됐다. 박산은 씹는 질감이 무른 반면 강정은 깡깡하게 차이다.


참깨와 검은깨는 영양 구성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참깨에 없는 단 한가지가 항산화 성분이자 검은색을 띠는 안토시아닌이다. 학자들이 검은깨의 항산화 성분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도 안토시아닌의 역할이 크다. 안토시아닌은 눈의 피로를 덜어주는 역할도 한다.


흑임자는 예부터 탈모 예방 및 치료에 좋다고 알려져 있어 탈모인 사이에서 반드시 먹어야 될 필수 음식으로 꼽혔다. 흑임자 기름을 머리숱이 없는 두피에 바르면 머리카락이 자란다는 민간요법은 오래전부터 내려온다. 탈모 예방 및 치료 효과를 내는 성분은 모발과 두피의 영양공급원이 되는 케라틴이다. 흑임자에는 케라틴이 다른 깨류에 비해 풍부하다. 게다가 필수아미노산 중 하나인 트립토판도 함유돼 머리카락에 윤기를 주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흑임자 속 케라틴이 모발 건강에 효과가 있다고 검은깨를 맹신해선 안된다. 전문가들도 탈모증에 도움이 되는 보조요법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백질의 일종인 케라틴은 피나스테리드, 미녹시딜 등 탈모치료제 성분과 비교할 때 직접적인 발모 효과는 없다.


흑임자에는 단백질, 탄수화물, 비타민, 셀레늄 등이 함유돼 있다. 토코페롤이란 별명을 가진 비타민E도 항산화 기능을 발휘한다. 토코페롤은 혈관벽을 강화시켜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를 갖고 있다. 나이가 들며 생기기 쉬운 검버섯, 기미, 주근깨 등을 막는 기능도 한다. 흑임자에 포함된 지방도 올레산(oleic acid 40%), 리놀레산(linoleic acid 44%) 등 불포화지방산이 대부분이라 동맥경화 방지에도 효과적이다.


좋은 흑임자는 윤기가 흐르고 낟알의 크기가 고른 것이다. 장기간 보관할 때는 냉동실에 두는 게 좋다. 실온에서는 직사광선을 피하고 밀봉해야 한다. 흑임자를 통째로 먹으면 소화가 안될 수 있어 갈아 섭취하면 된다. 우유, 밀가루 등과 함께 검은깨를 믹서에 곱게 갈아 일주일에 1~2번 팩을 하면 피부관리에 도움이 된다.


김달래 한의원 한의사(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는 “흑임자는 성질이 서늘한 편이라 평소 대변이 묽거나 맥이 약하며 소화력이 떨어진 사람은 과다섭취를 피해야 한다”며 “사상의학에서 흑임자는 소양인의 체질음식으로 분류되고, 소음인 체질에게 좋지 않다”고 밝혔다.


흑임자는 연근과 궁합이 좋다. 흑임자에 부족한 탄수화물과 당단백질을 연근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연근에 모자란 양질의 지방을 흑임자를 통해 얻을 수 있다. 흑임자는 100g당 565㎉로 기본 칼로리가 높으므로 다이어트식으로는 적절하지 않다. 하지만 지방이 대부분 불포화지방산이므로 지방으로 인한 성인병 걱정은 덜어도 좋다.

정종우 기자 jjwto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