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옥상은 개별 동 일부공용부분” 대법원 판결에‘시끌’
작성자 admin 등록일 2021.03.04 조회수 528

아파트 옥상은 단지의 전체공용부분일까 아니면 각 동 구분소유자들만의 일부공용부분일까. 이에 관해 최근 대법원이‘일부공용부분’이라는 판단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같은 아파트 단지라도 거주 동 외 다른 동의 자유로운 출입이 제한된다는 게 주된 이유인데, 관리현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대법원 제2부(재판장 김상환 부장판사)는 최근 아파트 입주민A씨와 입주자대표회의 회장B씨 사이의 공유물인도청구 소송 상고심에서“이 사건 옥상은C동 구분소유자만의 공용에 제공되는 것이 명백한 일부공용부분”이라면서“원심의 판단에는 단지를 구성하는 집합건물 부분의 소유권 귀속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2심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다.

A씨와B씨가 소송에 이르게 된 것은A씨가 거주 중인C동의 옥상텃밭 때문. 입대의가 옥상을 전체공용부분으로 보고 옥상에서의 개인텃밭 경작 및 출입을 금지하자, A씨가C동 옥상은C동 구분소유자들만을 위한 일부공용부분이므로C동 구분소유자도 아닌 입대의 회장B씨에겐 사용·수익 권한이 없다며 맞선 것이다.

이에 대한 하급심의 판단도 갈렸다. 1심은 옥상을 해당 동 구분소유자들의 일부공용부분으로 봐 입대의 측의 공유물인도청구를 기각했고, 2심은 전체공용부분으로 봐A씨에게 공유물을 입대의에 인도할 것을 주문했었다. 그러나 대법원은‘옥상의 자율적인 출입 가능 여부’에 비춰 해당 동 구분소유자에 한해 소유권이 귀속된다고 보고 다시1심과 결론을 같이했다.

대법원은“C동 구분소유자는 내부 또는 외부에서C동 옥상에 출입할 수 있으나 다른 동의 구분소유자는 관리사무소의 승인을 얻어C동 지하와1층 출입구를 통해 출입하지 않고서는C동 옥상에 접근조차 할 수 없다”면서“건물 구조에 따른 이 사건 옥상의 이용 가능성에서C동 구분소유자들과C동 이외 아파트 단지 구분소유자는 본질적 차이가 있으므로C동 옥상은C동 구분소유자만의 공유에 속한다고 봐야 하고, 이 아파트의 구분소유가 성립한 후 옥상 이용에 따른 반사적 이익의 귀속이나C동 구분소유자 전원 승낙 등 특단의 합의 없이 내린 입대의의 결정으로C동 옥상 소유권의 귀속주체를 달리 볼 순 없다”며 옥상이 전체공용부분이 아님을 명확히 했다.

 

“아파트 옥상 사적으로 사용해도 된다?” 관리현장‘현실 모르는 판결’

“판결대로라면 옥상 보수비도 장충금 사용 말고 동별로 걷어야”

김미란 변호사“법리적으론 옳지만 현실 반영 못했단 점에서 불합리”

이 아파트는 최초 입주 당시부터 총26개동 중24개동 옥상에 조경사업의 일환으로 잔디밭이 조성돼 있었다. 이에 지난2015년2월경 입대의(당시 회장은D씨)는 관할구청의 공동체 활성화 지원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옥상텃밭 자생단체를 모집했고, 이때A씨는 자신 포함 입주민31명으로 구성된 텃밭모임을 결성해 신청했다. 입대의는C동을 포함한3개동 옥상에서 텃밭사업을 진행키로 최종 결정한 후 구청에 사업 참여 신청서를 제출했다. 텃밭모임은 그 무렵부터C동 옥상에서 채소 등을 경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구청 지원사업에서 이 아파트가 탈락했고, 2015년5월경부턴 일부 입주민들이 옥상 출입, 누수, 공용부분 사용 등 옥상텃밭 이용과 관련한 민원들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이에 관리사무소장은2017년3월경 옥상 하자 보수공사, 도난·청소년 비행·추락사고 방지 등을 이유로 옥상문을 폐쇄하면서 옥상 경작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을 공고했고, 같은 해4월엔A씨에게‘옥상 잔디 복구 및 농작물 등 철거’ 내용증명을 보냈다. 입대의도‘옥상 하자공사 및 형평성과 안전시설의 미비로 옥상 출입을 제한한다’는 결정을 했고, 소장은 재차 옥상 출입 금지에 관한 공고를 하면서‘옥상에서 경작하는 경우7월15일까지 개인 텃밭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자A씨도 맞불을 놨다. A씨는‘옥상 출입 금지로 텃밭을 경작하지 못하게 하거나 훼손하는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는 내용증명을 소장에게 보내며 입대의와 소장의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C동 외 옥상 경작자들은 입대의의 결정을 따랐다.

2018년2월경엔 관할구청이 옥상텃밭과 관련해 입대의에 대해 시정명령을, 소장에겐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했다. 옥상 출입 및 텃밭 경작을 금지한 것이 주민공용시설의 무단폐쇄이자 소방법 위반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옥상 시정장치가 제거됐고, A씨는 그 무렵부터 현재까지 옥상에서 경작물을 재배하고 있으며 종전에 고사한 농작물은 그대로 방치됐다.

옥상을 전체공용부분으로 본2심 법원(서울중앙지법 제11-3민사부, 재판장 민성철 부장판사)에선▲옥상에 잔디밭을 조성해 전체 조경면적에 포함시켰을 뿐만 아니라26개동 중7개동의 옥상에는 이동통신사 중계기가 설치돼 있는데, 이 같은‘아파트 조경 개선’ 및‘이동통신의 음영지역 제거’라는 편익은 반드시 해당 옥상이 위치한 동의 구분소유자에게만 귀속되는 것이 아닌 점▲옥상에 접근하기 위해선 각 동에 설치된 출입구를 통과해야 하긴 하나 다른 동 구분소유자라도 관리사무소 승인을 통해 출입이 가능하므로 물리적 접근 자체가 금지됐다고 볼 수 없는 점▲관리규약상 옥상 등에 중계기를 설치해 발생한 잡수입을 구분소유자 전체를 위한 장기수선충당금에 적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관리규약상 관리 대상인 공용부분을 건물부분, 부대시설, 복리시설로 정하고 관리비를 주택공급면적에 따라 각 세대에 배분토록 규정했을 뿐 주거공용부분과 기타공용부분을 달리 취급하거나 주거공용부분의 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을 해당 동 구분소유자에게만 배분토록 하는 내용이 전혀 없는 점▲이 사건 텃밭조성사업은 전체 입대의 결의에 따라 이뤄졌고 옥상이 해당 동 구분소유자들만을 위한 일부공용부분이 아니라 전체 구분소유자들을 위한 전체공용부분임을 전제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었다. 

관리현장은 대체적으로 이번 대법원 판결보단 앞선2심 판결에 좀 더 공감하는 분위기다. 모 아파트 소장은“옥상이 일부공용부분이라면 유지보수비용도 일부 이용자가 부담할 사항임에도 장기수선계획 등을 통해 입주자 전체가 공동비용으로 부담해온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또 다른 소장 역시“아파트 옥상은 누구도 사적으로 사용해선 안 된단 건 뻔히 알지 않느냐”며“사적 물건을 놔둬도 안 되고 긴급대피용, 공용시설물 설치, 일시적 유지보수를 위한 공간으로만 사용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 입주민은“대법원 판결대로라면 옥상 누수가 발생했을 때도 장충금으로 처리하지 말고 그 동 입주민들의 돈으로 수리해야 한다”며“공동주택 옥상에 개인 텃밭을 조성해도 된단 게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법리에 따른 대법원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모 소장은 집합건물법 시행령 제10조 제1항(공용부분은 구분소유자 전원의 공유에 속한다. 다만 일부의 구분소유자만이 공용하도록 제공되는 것임이 명백한 공용부분은 그들 구분소유자의 공유에 속한다)을 제시하며“아파트 사용 문제에서 주택법상 특별하게 지정하지 않으면 집합건물법의 규범으로 해석할 일로, 특별한 사정이나 약정이 없었다면 집합건물법 법제의 규정을 존중하라는 해석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에 관해 법무법인 산하 김미란 부대표 변호사는“법리적으로 틀린 판결이라 할 수 없지만 현실적으론 오히려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썩 반길 만한 판결은 아니다”며“전체 아파트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공용부분을 사용하기 위해 입대의에 결정 권한을 부여한 건데 이번 판결대로라면 입대의가 건드릴 수 없는 영역이 생겨 버린 것은 물론 관리비를 부과·징수하는 부분에도 차질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만약 이 사건 텃밭을 철거하려면 해당 동의 구분소유자가A씨를 상대로 철거 청구(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를 하는 방식이어야 해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