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민이 관리사무소 직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또 일어났다. 입주민이 아파트 주차장에 차가 많아 불편하다는 이유로 주말 당직근무 중이던 관리사무소 직원에게 폭언을 퍼붓고 뺨을 때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고 피해 직원은 “근무하기 어렵다”며 사표를 냈다.
2일 오후 6시반 경 경기 화성시 모 아파트 입주민 황 모씨(48)는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근무 중이던 홍 모 기전반장(66)에게 “주차장에 왜 이리 차가 많냐. 관리사무소에서 주차관리 안 하느냐”고 따졌다. 홍 반장은 “1가구 2차량 이상인 집이 많은데다, 요즘 전출입 기간이어서 주차장이 붐비고 있다”고 설명했다. 1200여 세대의 이 아파트는 2년마다 계약을 갱신하는 국민임대주택단지로, 당시 임차인 재계약과 새 임차인들의 신규 계약으로 인해 이사를 들어오고 나가는 차량출입이 잦은 상태였다고 한다.
이에 황 씨는 “외부 차가 많은데 무슨 소리냐. 왜 말을 그따위로 해. 네 이름이 뭐야”라고 다그치다 폭언을 시작했다. 홍 반장은 “전화로 욕하지 마시고, 관리사무소로 와서 말씀하시라”고 말한 후 전화를 끊었다.
황 씨는 곧바로 관리사무소로 왔고 홍 반장이 권하는 의자를 발로 차고 손가락으로 홍 반장의 얼굴을 찌르며 욕설을 했다. 홍 반장이 “여긴 CCTV가 설치돼 있다”며 말렸지만, 황 씨는 홍 반장의 뺨을 때렸고, 홍반장의 안경이 날아갔다. 이 장면은 관리사무소 CCTV에 녹화됐다.
황 씨는 홍 반장에게 “장가는 갔냐? 이런 일 하는 너 같은 아버지를 둔 자식이 불쌍하다”며 막말을 했다. 홍 반장이 공황상태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자 오히려 황 씨가 경찰을 불렀다. 화성서부경찰서 소속 경찰이 도착했으나 홍 반장은 말할 정신이 아니어서 “나중에 진술하겠다”며 경찰을 돌려보냈다.
홍 반장은 4일 H정형외과에서 눈 주위 타박상 등으로 전치 2주의 가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더는 일하기 어렵다”며 관리사무소에 사표를 제출했으며 5일 관리사무소를 방문한 경찰에 폭행 피해 사실을 진술하고 가해자를 엄벌해달라고 요청했다.
관리직원들은 가해자 황 씨가 지난해 아파트 기전기사 서 모씨에게 층간소음과 자신 집의 변기 막힘 등을 이유로 폭언과 폭행을 가했으며 이를 견디다 못한 서 씨가 지난해 4월 사직한 일도 있다고 전했다. 동료 직원들은 “황 씨는 술을 마시면 관리사무소에 스트레스를 풀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곧 황 씨를 불러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 아파트 정 모 관리사무소장은 “한 사람의 폭력으로 성실한 직원을 두 명이나 잃게 됐다”며 “시설은 날로 첨단화하는데 관리직원을 대하는 일부 입주민의 태도는 중세암흑기로 역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석 기자 kslee@hapt.co.kr
출처 : 한국아파트신문(http://www.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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